3,000시간의 개인 코칭 시간을 지나 한국코치협회 KSC, 최고 레벨의 코치가 되었습니다.
사실 자격은 지난 2025년 여름에 취득했는데, 반년이 훌쩍 지난 이제야 소식을 전하네요. 그동안 소식을 전하는 마음이 왜 그리 조심스러웠는지, 그리고 왜 이제야 용기를 내어 글을 쓰는지에 대해 조금 적어보려 합니다.
전문 코치로 산다는 건 참 영광스러운 일이에요. 누군가가 자신의 삶을 함께할 파트너로 저를 기꺼이 선택해 주어야만 가능한 일이니까요. “나다움을 발견하고, 세상에 펼쳐나가는 길에 함께 해주세요.” 고객이 저를 찾아올 땐, 이미 내적인 변화가 시작된 것이라 믿습니다.
그 감동적인 여정에 강물이 되어 투명하게 비추고 생각의 흐름을 촉진하는 코치가 되는 것, 한 사람의 고유한 가치와 강점을 발견하고, 삶에서 발휘하는 그 성장을 목격하고, 축하하며 함께하는 건 큰 기쁨이자 행복입니다.
2025년은 정말 다양한 분들과 다채로운 주제로 함께한 한 해였습니다. 학업을 중단한 청소년부터 대기업 대표이사까지. 개인부터 비영리 조직, 스타트업, 그리고 유니콘 기업과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삶의 의지와 번아웃, 애도, 진로와 커리어, 연애, 가족관계, 삶의 가치와 방향, 조직의 비전 수립, 성과 향상, 리더십, 그리고 인생의 2막 준비까지 참 넓고 깊은 삶의 궤적들을 만났습니다.
코치 양성 과정에서도 참 많은 분을 만났습니다. 특히 대기업의 임원 후보들께 코칭을 전하고 임원 심사 과정에 함께 참여했던 것은 저에게도 새로운 성장의 경험이었습니다. 지난 가을엔 업계 혁신을 주도하는 기업에서 임원코칭을 전담하는 사내 코치님의 멘토 코치가 되어드리기도 했습니다. 감사하게도 해당 기업의 인하우스 코치 제안을 받기도 했고요. 하지만 이미 저를 믿고 함께하고 계신 다른 고객들이 계시고, 저 또한 다양한 현장에서 활동할 때 더 건강한 에너지를 전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기에. 열린 파트너십을 맺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이런 글을 남기는 일이 참 조심스러웠습니다. 코칭을 너무 많이 하는게 때로 무겁게 느껴지기도 하고, 자칫 자랑처럼 비칠까 염려되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글로 누군가의 삶을 대상화하여 표현하게 되는 게 참 조심스러웠어요. 이 글을 쓰면서도 ‘학업 중단 청소년’, ‘대표이사’ 같은 수식어를 나열하는 것이 여전히 마음 한구석 불편하기도 합니다.
‘놀라운 코칭 후의 변화를 보고 동일한 주제의 고객들이 찾아왔을 때 혹시 기대를 못 미치진 않을까’ 하는 마음엔 내가 잘 해야한다는 책임과 부담이 있고, ‘고객의 변화와 성취를 코칭의 성과라고 내 입으로 말하고 싶지 않다.’ 는 마음에는 모두 고객의 힘이라는 믿음, 나의 역할을 강조하지 않으려는 마음이 있어요. 참 상충 되지요. 그래서 입을 뻐끔대게 됩니다. 홍보하지 않아도 “~에게 말씀 들었어요” 라며 연락하는 분들이 그저 반갑고요.
그럼에도 이제는 제가 애정을 갖고 하는 일들에 대해 조금씩 기록을 남겨보려 합니다. 저는 그동안 ‘신뢰’라는 아주 귀한 선물을 받아왔습니다. 그저 일로서 보답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보니 고객들이 본인의 신용으로 저를 추천하고, 레퍼런스를 남기지 않은 저를 대신해 제 전문성을 설득하고 증명해주고 계시더군요. ‘나는 간판 없는 맛집이야’라는 생각은 잘못된 자부심이었던 것 같아요. 소개는 감사한 일이지만, 그것에만 기대는 순간 제가 져야 할 책임의 일부를 고객들이 지고 있는 것이란 걸 깨달았어요.
이제 더 오랫동안, 제가 사랑하는 일을 잘 하기 위해서 더 투명해지기로 했습니다. KSC(슈퍼바이저)가 되었다는 건, 나의 성장을 전유물로 두지 않고 타인의 성장을 위한 자원으로 기꺼이 내어놓겠다는 약속이니까요. 성장하는 코치들에게 잘 나누기 위해서, 고객들의 신뢰에 걸맞은 그릇이 되기 위해 용기를 내서, 가장 무거운 자기검열을 뚫고 나가보려고 합니다. 물론, 고객들이 동의해주신 만큼만 공유해야지요.
오늘도 참 기쁜 날입니다. 10회기의 코칭을 계약했던 고객님이 4회기 만에 목표를 달성하여 조기 종결하며 이런 말씀을 남겨주셨어요. “벽에 부딪혀서 넘을 수가 없었어요. 도저히 풀 수 없는 퍼즐 같았는데, 알고 보니 미로였네요. 덕분에 클리어했습니다.”
고객이 자신의 미로를 클리어하고 삶으로 당당히 나아가는 그 뒷모습을 지켜볼 수 있어 행복합니다. 앞으로도 “자신의 아름다운 바다로 흐르도록 돕는 강물”로 살겠습니다.
저를 코치로 살게 해주는 고객, 슈퍼바이저로 살게 해주는 코치님들께 고맙습니다. 계속 정진할게요.